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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할걸 하며 후회가 가득했다. 오늘따라 유독 그녀를 구슬프게 만들었다. 그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또다시 두통을 겪어야 했다.

당연하지만 그가 집을 둘러보는 도중에 계속 미미한 두통이 지속되었다. 그리고 냉장고에 붙은 작은 포

스트잇에 작고 동글동글한 글씨로 적힌 어느 볶음밥의 레시피를 발견했을 뿐인데 그의 두통은 역동적

으로, 찌르는 듯한 두통을 동반해 가슴이 쿵, 하고 위기에 몰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이젠 악으로 그

고통에 대면하려 그 포스트잇을 손으로 떼어 자세히 바라봤다. 그러자 처음으로 저릿하던 그의

머리에 한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꿈 같이 몽롱하고 느리게, 또 시야에는 수많은 잔상들

이 희미하게 남으며 지나갔다. 그가 바라보고 있는 광경의 우측에는 현재 방의 주방으로 보이는 곳에, 얼굴은

흐릿하였지만 단발머리에, 중학생처럼 보이는 소녀 한 명이 누군가를 위해 레시피를 조정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리고 좌측에는 한 소년이 그것을 듣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히 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소년이었다. 그렇게 떠오르는

기억은 그걸로 끝이었다. 그는 싱겁다고, 의외로 너무 단순하고 하찮은 기억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어느 한 기억을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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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은 그는 기억에 맞선 것에 비해 너무나 일상적인 기억을 떠올리려 했던 것을 후회하고, 자신이 가진 기억이 모두 이런 쓸데

없는 기억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는 미미한 두통을 뒤로하고 우선 잠부터 청했다. 기억을 잃고 난 후 머리에

서 오는 고통을 지속해서 느껴야 했던 그는

피곤했던 탓인지 눕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곤히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이 밝아, 그를 깨운 건 눈을 부시게 만드는 햇

빛이었고, 그를 일으켜 세운 건 누군가가 누르는 인터폰의 벨 소리였다. 몸을 일으켜 세워 인터폰에 가까이 다가가자, 화면엔

유미가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인터폰의 조작법을 몰라 버튼 옆에 써진 글씨를 보고선 ‘통화/연결’ 버

튼을 눌렀다. 그러자 유미의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새어 나왔다. 그녀는 해맑게 ‘좋은 아침~

유미야.’라는 말과 함께 그에게 학교에 가야 하니 교복을 입고 가방도 챙겨서 나오라고 한 뒤에 인터폰의 통화를 끊었다. 그렇게

그는 간단히 머리를 감고, 세수 후, 교복을 입고 가방을 챙긴 다음 검은색 스니커즈를 신고 밖으로 나섰다. 어제와 같이 엘리베

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문이 열리자, 그곳에는 그를 기다리고 있는 유미가 있었다. 그를 본 유미가 그에게 다가

가 넥타이를 다시 고쳐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는

점점 높아지는 고통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유미는 ‘자, 됐다. 가자.’라며 마무리로 그의 가슴팍을 가볍게 툭툭, 친 후, 뒤돌아

건물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그는 유미를 따라 학교까지 함께 등교했다. 학교에 도착한 그는 개학식이라 4교시까지밖에 하지 않았

다. 그래도 수업을 듣는 동안, 마치 이미 해본 것을 경험하는 것처럼, 물론 그것은 사실이겠지만, 시간은 의외로 순식간에 지나갔다. 물

론 대부분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었다. 그리고 같은 반이었던 유미는 마지막 수업이 끝나자마자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그는 그렇게

유미를 따라 현지네 반으로 가서는, 그녀도 합류하였다.  토토 그리고 현지와 그는 유미가 앞서 안내하는 길을 따라, 크레페 가게에 도착했다.

그리고 유미가 크레페를 사서 그와 현지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유미의 것도 나오자, 조그맣게 한 입 베어 물고선 호기심 가득한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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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그에게 무언가 기억나는 게 있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는 손에 들고 있는 그 디저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무언가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은, 유미와 그가 하굣길에 같이 먹곤 했던 달디 단 그 딸기 맛 크레페였다. 하

지만 두통은 그리 크게 느껴지질 않았다. 그저 다시 가슴이 쿵, 하는 느낌 외엔. 또한 어제 보았던 그 기억과 다름없이 너무나 일상적이고 그

에게는 하찮은 내용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그는 유미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글쎄요. 라고 답하였다. 그러자 현지가 그에게 ‘많이 아파요?

기억이 떠올랐나요?’라고 질문하자 그는 그 말에 퉁명스럽게 대답하였다. 그런 말을 내뱉은 그는, 유미가 크레페를 먹던 순간 멈칫하며 미간을 마

치 구부러진 시옷 자처럼 모으며 시무룩한 표정을 지은 것을, 그 순간 포착한 그는 그녀가 왜 그런 반응을 한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것을 물

어보려던 차에, 유미가 바로 말을 꺼냈다. 유미는 자신이 묵인시킨 그의 질문을 예상했는지, 서둘러 먼저 움직였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도착한 곳

은 어느 영화관이었다. 그와 현지는 주변에 빈 테이블에 앉았고, 그녀

는 급하게 자리를 뜨는 듯이 팝콘 판매대로 쫄쫄 걸어가 팝콘을 주문하고선,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현지가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현지에게 어

젯밤에 보았던, 겪었던 그 하찮은 기억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그러자 현지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질문을 이어갔다.

그가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현지가 당연히 그럴 거라는 듯이 끄덕였다. 와중에 유미는 멀찍이 팝콘을

들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현지와 그의 대화가 끝난 것 같아 보이자 다가와서 자리에 앉으며 팝콘과 콜라

를 나누어 주며 그에게 말을 걸었다. 잠시 기억나는 게 있을지 생각에 빠졌다. 그러자 유미는 그를 바라보다 피식, 웃으며

팝콘을 하나 집어 그의 입에 갖다 대자 그는 불쑥 건넨 그녀의 손에 놀라선 위협이라도 느낀 듯 재빠르게 뒤로 물러

났다. 그리고 그것이 유미가 내민 것이 팝콘이라는 것을 눈치채자 천천히 다가와 먹었다. 먹튀검증에 대한 모든 것